목록전체 글 (168)
오늘부터, 나와 너의 스웨덴
지난주는 선생님 개인 사정으로 강습이 취소되고, 이번에 취미 피겨 다섯번째 강습을 받았다. 2주 만에 스케이트를 타는 거라서 걱정이 많았다. 더군다나 2월 마지막 강습 때, 발 아치 통증이 너무 심했었기 때문에 또 같은 문제로 50분 동안 고통받을 걸 생각하니 기분이 가라앉았다. 생리 전이라 전반적으로 몸 상태도 좋지 않은데다가 발까지 아프니, 정말 눈물이 날 것 같았다. 지상에서 하는 다른 운동 같은 경우는 발에 쥐가 나면 얼른 운동화를 벗고 조금 주물주물 하고 다시 신발을 신고 운동하는게 편한데, 스케이트는 한번 신어버리면 부츠가 워낙 딱딱해서 부츠 안에서 발을 늘려줄 수도 없고, 스케이트를 벗고 발을 마사지 하기에는 끈을 풀고 다시 묶는데 시간이 소모되니 짧은 50분 강습 시간 내에서는 시간 낭비라..
오늘은 뭔가 정말 집중이 되지 않는 날이었다. 이번주 내내 몸도 무겁고 허리도, 배도 계속 아파서 야외 러닝 할때도, 플라잉 요가 수업을 들을 때도 정말 힘들었다. 금요일에도 회사에서 갑자기 끝내야 할 일이 생겨서 쉬지 않고 일하고 조금 늦게 퇴근을 했더니 몸이 천근만근이었다.아니나 다를까, 수업 전 활주하며 몸을 풀려고 아이스 링크에 들어갔는데 이상하게 그냥 집중이 안되었다. 원래는 링크에 올라가면 얼음을 가르는 느낌을 즐기며 신나게 몸을 풀어주는데 말이지. 그리고 빙질이 유난히 좋지 않았다. 스케이트를 많이 타본 게 아니라서 전문가처럼 얼음이 구체적으로 뭐가 안좋고 이런 것을 설명할 수는 없지만, 중간 중간에 홈도 있었고, 얼음이 뭉쳐서 툭 튀어나온 부분도 있었고, 스케이트 날로 많이 얼음 표면이 긁..
아직도 목요일에 끝난 베이징 올림픽 여자 싱글 피겨 결과 때문에 어이가 없지만, 오늘도 피겨 강습을 받으러 링크장에 갔다. 일찍 도착해서 여유있게 스케이트도 꽉꽉 묶어주고 몸도 풀어주면서 대기하다가 링크장 입성! 일주일만에 다시 스케이트를 타는 거라, 얼음을 타는 것에 익숙해지려고 열심히 활주를 하고 수업을 들었다. 일단 지난 시간까지 배웠던 포워드 스위즐, 포워드 하프 스위즐, 앞으로 한 발 밀기, 포워드 슬라럼으로 몸을 좀 풀어주었다. 약간 몸이 풀리고 얼음이랑 친해지는 느낌이 들자, 이번에는 한 발 밀기를 하면서 들어올린 다리를 활주하는 다리에 붙이고 한 발로 활주하는 시도도 해 보았다. 오랫동안 안정적으로 한 발로 서 있지는 못하는데, 그래도 지난주에 비하면 장족의 발전이다. 플라잉 요가를 잘 하..
첫 강습을 정말 재미있게 마치고 나니, 내 스케이트를 사야겠다는 확신이 더 들었다. 등록 첫달은 그냥 대여 스케이트를 타려고 했는데, 대여 스케이트가 내 발목을 너무 눌러서 강습 받는 내내 너무 아팠고, 강습 끝난 후 일주일 동안 내내 발목이 아팠기도 했고. 그래서 피겨화 3대장 잭슨/에디아/리스포트 중 적당한 것을 구입하려고 잠실에 생긴 아이스월드코리아에 방문했다. 원래는 남들 다 신는 잭슨 1790이나 리스포트 안타레스로 시작하고 몇개월 뒤에 중급화로 바꿀 생각이었지만, 나는 피겨를 꾸준히 배울 생각이라 어쨌든 나중에 다시 스케이트를 또 구입해야할 거, 처음부터 중급화로 시작하기로 마음먹었다. 많은 고민 끝에 에디아 오버츄어나 리스포트 엘렉트라로 선택지를 좁혔는데, 잠실에 가서 사장님께 여쭤보니, 오..
중학생 때였던 것 같다. 당시 피겨 선수로 활동했던 김연아 선수에 대한 이야기를 처음 듣게 된 게. 피겨 스케이팅에 대해서 아는 것이 아무 것도 없었는데 우연히 뉴스에서 김연아 선수의 경기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을 듣고 아, 피겨라는 스포츠도 있구나 싶었다. 사실 정말 어렸던 초등학생 때, 가족들끼리 스파 여행을 갔는데 그때 DVD로 디즈니에서 제작한 '아이스 프린세스'라는 영화를 보고 빙판에서 빙글빙글 돌고, 점프도 하고, 매끄럽게 스텝을 밟는 것을 보고 피겨에 대해서 처음으로 알게 되었지만, 그게 스포츠인줄은 전혀 모르고 그냥 발레처럼 예쁜 거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시간이 흐르고, 2008-2009 시즌의 쇼트 '죽음의 무도' 프로그램을 통해 김연아 선수에게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고, 2014년 소치 ..
스웨덴에서 지낸지 벌써 3년이라는 시간이 훌쩍 지나갔다. 그간 석사 학위를 취득하고, 새로운 도시로 이주하고, 직장 생활을 시작하는 등의 여러 변화가 있었다. 누군가에게 몇 단어로 설명할 수 있을만한 외적인 변화와 더불어, 지난 시간 동안 내적인 성장과 변화도 많이 이루었다. 꾸밈 노동과 다이어트 강박을 버리고 진짜 '나라는 존재'를 받아들이고 사랑하기 시작했고, 홀로 타국에서 지내며 이방인으로서 맞닥뜨려야 하는 상황에 대한 대처 능력(이라고 쓰고 생존 본능이라고 부른다...)도 키웠고, 스트레스를 잘 관리하며 편안한 삶을 누리고, 인생을 살아가면서 어떠한 마음 가짐을 가지고 살아야하는지도 깨달았다. 단 몇 마디의 말로 정의할 수 없는 그런 변화들. 이러한 변화에 더불어, 가장 중요한 변화 중 하나라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