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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겨 스케이팅

취미 피겨 스케이팅 세번째 강습 (2022.02.19)

Lotusblomma 2022. 2. 19. 14:33

 내 스케이트, 리스포트 로얄 프로. 점점 익숙해진다.

 

아직도 목요일에 끝난 베이징 올림픽 여자 싱글 피겨 결과 때문에 어이가 없지만, 오늘도 피겨 강습을 받으러 링크장에 갔다.

일찍 도착해서 여유있게 스케이트도 꽉꽉 묶어주고 몸도 풀어주면서 대기하다가 링크장 입성!

일주일만에 다시 스케이트를 타는 거라, 얼음을 타는 것에 익숙해지려고 열심히 활주를 하고 수업을 들었다.

 

일단 지난 시간까지 배웠던 포워드 스위즐, 포워드 하프 스위즐, 앞으로 한 발 밀기, 포워드 슬라럼으로 몸을 좀 풀어주었다. 약간 몸이 풀리고 얼음이랑 친해지는 느낌이 들자, 이번에는 한 발 밀기를 하면서 들어올린 다리를 활주하는 다리에 붙이고 한 발로 활주하는 시도도 해 보았다. 오랫동안 안정적으로 한 발로 서 있지는 못하는데, 그래도 지난주에 비하면 장족의 발전이다. 플라잉 요가를 잘 하려면 해먹이랑 친해져야 하는데, 확실히 스케이트도 잘 타려면 얼음이랑 친해져야 하나보다. 선생님도 와서 보시고 오늘은 뒤로 활주하는 방법을 배우자고 하셨다.

 

지난주에 너무 못해서 난감했던 백워드 스위즐(Backward swizzle)을 다시 해봤는데, 진짜 신기하게도 지난주까지는 전혀 감이 오지 않았었는데 오늘은 꽤 잘 됐다. 여전히 두 발을 가까이 모으는 건 어려운데 (선생님도 계속 발 신경써서 모아야 한다고 강조하심), 지난번보다 확실히 균형도 더 잘 잡았고, 치고 빼는(?) 타이밍도 슬슬 알게 됐다. 다만 상체를 좀 반듯하게 고정시키고 가면 좋겠는데, 뒤로 넘어지지 않으려고 중심을 잡다보니 상체가 자꾸 앞으로 구부정해진다. 포워드 스위즐에 익숙해진 것처럼 언젠가는 뒤로 가는 것도 상체를 반듯하게 잘 세우고 갈 수 있겠지?

 

백워드 스위즐 이후에는, 뒤로 한 발 밀기를 했는데.... 이게 한 발로 밀고 다시 발을 반대쪽 발에 가까이 가져와야 해서, 뒤로 가는데 한 발을 떼는 행위 자체가 좀 무섭게 느껴졌다. 그리고 발을 드는데 중심이 앞으로 쏠리니까 자꾸 토픽이 얼음에 걸려서, 앞으로 스케이트를 탈 때보다 더 무게 중심에 신경을 많이 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선생님이 도와주시면서 가볍게 봐 주시고, 그리고 계속 집중해서 연습하다보니 여전히 발을 가까이 모으는 것은 어렵지만(...) 어찌저찌 감은 잡았다.

 

뒤로 한 발 밀기 이후에는, 백워드 하프 스위즐을 배웠다. 한 발 밀기랑 차이점은 얼음에서 추진력을 주는 발을 떼지 않는 것. 포워드 스위즐을 열심히 하니까 확실히 감이 많이 잡혀서 그런가, 백워드 하프 스위즐은 그렇게 어렵지는 않았다. 다만 양쪽 다리에 균등한 힘을 주는 게 아니어서 그런지 내가 원하는 직선 방향으로는 가지 않고, 자꾸 옆으로 빠져서 계속 연습을 해야했다.

 

포워드, 백워드를 계속 왔다갔다 열심히 연습하다 보니 어느새 강습 시간의 끝이 보였고, 마지막으로는 지난주에 깔짝깔짝 배웠던 두 발 스핀을 연습했다. 지난주에 아무리 팔을 감아도 몸이 90도만 돌아지길래 대체 뭐가 잘못된거지 싶어서 유튜브로 두 발 스핀하는 법을 열심히 찾아봤는데, 양 발 간격이 멀면 돌고 싶어도 돌 수가 없으니 최대한 발을 붙이고 몸을 감아야 스핀이 된다는 팁을 얻었다. 이번에 그 팁을 적용해서 연습을 해봤는데, 얼음 위에서 좀 더 자신감 있게 양 발 가까이 모으로 빠르게 콩콩콩 걷다가 팔을 감았더니 한 바퀴까지는 아니고 한 4분의 3바퀴 정도는 느릿느릿 돌아졌다. 그런데 스핀할 때 몸의 중심이 가운데가 아니고 뒤로 자꾸 기울어서 뭔가 어정쩡하다. 선생님도 최대한 몸을 반듯하게 세우고 딱 정 중앙에 중심을 잡아야 한다고 말해 주셨다. 진짜 중심을 잘 잡아야 하는게, 안그래도 돌면 어지러운데 중심까지 흐트러지면 뒤로 나자빠지기 딱 좋겠더라. 선수분들 대체 스핀하면서 엣지 체인지, 풋 체인지는 어떻게 하는겨....

 

오늘 피겨 연습하면서 느낀게, 다른 사람들도 다 그런건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계속 인엣지만 사용하는 것 같았다. 보통 기본기를 배울 때는 다들 중립엣지로 한다고 그러는데, 나는 오늘 이것저것 연습하면서 보니 무릎을 살짝 접을 때 다리가 안쪽으로 모이면서 계속해서 인엣지를 사용하는 것 같았다. 깊은 엣지는 아니고 중립에 가까운 인엣지인데, 이게 맞는건지 싶다. 스케이트를 타면 발 아치부터 시작해서 발바닥이 불타는 듯이 아픈데, 내가 발에 힘을 주고 버틸 때 힘을 골고루 잘 못 줘서 엣지도 이상하고 발바닥도 아픈건가.... 이 부분은 다음 시간에 선생님께 물어봐야 할 것 같다.

 

그리고, 오늘 수강생 한 분이 더 느셨나...? 뭔가 지난번보다 선생님이 나를 더 못 봐주시는 것 같았다. 내가 선생님이 계속 주시해야할 정도로 못하지 않고 감 잡고 곧잘 따라해서 그런건가, 아니면 다른 수강생이 더 생겨서 그런건가... 첫 날은 나 포함 세명이 강습을 받아서 좋았는데, 오늘은 나 포함 7명이 강습을 받아서 진짜 선생님이 봐주는 거는 다 해서 5분이나 되려나 싶었다. 어차피 피겨는 자전거 타는 것처럼 본인이 감각으로 익혀야 잘 타는 것이기 때문에 선생님이 계속 봐주신다고 해서 내 실력이 일취월장 되고 뭐 이런거는 아니기는 하지만, 그래도 '강습'인데 좀 아쉬운 감은 있었다. 뭐, 지난주보다 조금 더 잘 타게 된 것에 대해서 만족해야 하려나. 일단 3월까지는 이번달처럼 토요일 오전에 강습을 받고 크로스 오버까지 배우고, 상황봐서 4월에는 시간대를 바꾸거나 다른 팀으로 옮겨가거나 해야할 수도 있겠다.

 

요즘 온 아이스 강습 외에, 점프 회전 연습이랑 팔 감는 연습도 집에서 혼자 하고 있다. 아직은 아이스 위에서는 점프고 뭐고 기본기부터 배우는 중이라 굳이 필요 없는 연습인 것 같긴 하지만, 언젠가는 해야하니까 그냥 심심하면 연습한다. 처음에는 반바퀴를 돌아도 살짝 비틀거렸고, 한바퀴 도는 시도를 하니 랜딩할 때 몸이 앞으로 굽어서 자꾸 넘어지려고 했었다. 아이패드로 계속 점프하는 것을 영상으로 찍어서 슬로우 모션으로 체크하며 무엇이 문제인지를 보고, 그 부분을 신경쓰고 고치려고 하니까 이제 한바퀴는 힘 빼고 가볍게 그냥 뛰고, 어지럽지도 않다. 연습한지 한 2주 정도 된 것 같은데 확실히 처음보다 재빨리 회전할 수 있고, 축과 착지도 안정적이게 되었다. 다만 아직 다리를 감는 거는 잘 못하겠다. 계속 연습하는 것밖엔 답이 없는 듯.

지상 훈련은 이미 2년 정도 꾸준하게 유산소랑 근력 골고루 해주고 있어서 체력, 코어 힘, 상 하체 근육은 잘 자리잡혀 있다. 진짜 2년 전의 내 몸은 쓰레기 상태였는데, 이제는 매일 매일 운동해도 다음날 크게 힘이 들지 않을 정도로 체력이 정말 많이 올라왔다. 크로스핏 같은 고강도 인터벌 트레이닝이 정말 많은 도움이 된다. 야외 러닝도 좋고. 그리고 지난 4개월 동안 부상 위험성도 줄이고 유연성을 기르려고 요가도 꾸준히 다니고 있는데, 진짜 확실히 예전보다 무릎이나 발목이 덜 아파서 다니길 잘 했다는 생각. 운동을 매일 해서 체력이랑 근력은 정말 좋지만 몸이 계속 굳고 부어서 고민이 많았는데, 빈야사나 아쉬탕가 같은 일반 요가랑 플라잉 요가 수업을 꾸준히 들으니까 몸 붓기가 계속 빠지는 게 보인다. 원래는 오금도 잘 안펴졌는데, 이제는 제법 잘 펴지고 요가 동작 수행할 때 고통도 덜해졌다. 뭐든 정말 꾸준함이 답인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