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부터, 나와 너의 스웨덴

취미 피겨 스케이팅 여섯번째 강습 (2022.03.19) 본문

피겨 스케이팅

취미 피겨 스케이팅 여섯번째 강습 (2022.03.19)

Lotusblomma 2022. 3. 20. 12:00

이제는 스케이트 끈도 익숙하게 묶고, 내 스케이트와 더 많이 친해졌다.

 

최근 한달 간 미세먼지 때문에 야외 러닝을 못하다가, 어제는 비가 하루 종일 오고 난 다음 날이라 공기 상태가 역대급으로 좋아서 퇴근 후 러닝을 했다. 스웨덴에서 작년 4월부터 못해도 일주일에 한번씩 야외 러닝이나 실내 러닝을 했었는데, 한국에 와서는 밖에 미세먼지가 너무 많으면 뛰지 못하는 날들이 많아져서 그런가 꼭 한번씩 뛰고 나면 다음날 발목이 되게 뻐근하다. 이런 상태로 오늘 스케이트를 타기 전에 집에서 링크장까지 3km를 걸어서 가고 그랬더니, 오늘은 스케이트를 탈 때 평소보다 발목에 힘을 잘 줄 수가 없었다. 그래도 전반적으로 만족스럽게 연습을 했다. 

 

오늘의 연습은:

(1) 앞으로 한발 항아리한발 밀기를 하며 S자 곡선을 따라 양발을 번갈아가며 평소와 똑같이 활주 연습을 하면서 시작을 했다. 

(2) 그 다음에는, S자 곡선을 따라 앞으로 한발을 밀고 한발을 들고 활주하는 연습을 했다. 역시 양발을 번갈아가면서 양쪽 다 똑같이 연습을 했다. 오늘 연습을 하면서 느낀건데, 내가 오른손잡이여서 그런가 왼쪽으로 몸이 기울어지는 걸 상대적으로 더 편하게 느꼈다. 곡선을 따라 활주할 때, 오른발로 밀면 커브를 돌 때 왼쪽 다리에 무게중심을 두면서 가게 되는데, 이때는 상대적으로 덜 불안한 느낌이다. 앞으로 이 차이를 좀 더 줄여나가야겠지.
(3) 그 다음에는 뒤로 활주하는 연습을 했다. 지난 시간에 곡선을 따라서 뒤로 활주하는게 정말 어려웠는데, 그것 때문인지 선생님께서 오늘 뒤로 활주하는 건 직선 라인을 따라서 하라고 하셨다. 역시 지난 시간처럼, 뒤로 항아리, 뒤로 한발 밀기, 뒤로 한발 항아리 연습을 양발 번갈아가며 했다. 뒤로 항아리는 확실히 감을 잡았는데, 여전히 한발 항아리랑 한발 밀기는 어렵다. 특히 한말 밀기가... 발을 들었다가 다시 다른쪽 발 옆에 붙여야 하는데, 이 과정이 뭔가 무섭다. ㅠㅠ 한발 항아리도 내가 활주하는 다리에 힘을 잘 못줘서 그런가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안가고 옆으로 빠지기 일쑤고....

(4) 쉬지 않고 활주하는 연습을 하고, 약간의 쉬는 시간 겸(?) 선생님께서 갑자기 벽을 잡으라고 하시더니 크로스 연습을 시키셨다(!). 속으로, 와 강습 받은지 6회차만에 드디어 크로스를 배우네 하며 뿌듯해했는데, 이게 웬걸. 벽을 잡고 다리를 넘기는 연습을 하는데 이거 실제로 글라이딩하면서 하면 백퍼센트 넘어질 것 같다는 느낌이 왔다. 다리를 붙이는 것도 이제서야 익숙해졌는데, 다리를 넘기라뇨...? 머릿 속으로는 이렇게 이렇게 하면 되겠네 싶은데, 실제로 막상 해보니까 정말 무섭고 계속 뚝딱뚝딱거렸다. 
(5) 야매(?)로 깔짝깔짝 벽잡고 연습한 크로스를 선생님이 갑자기 실전에 도입하고 싶어하셨는데(....?) 나를 포함한 초보 수강생 세 명의 흔들리는 동공을 보셨는지, 한발 밀고 한발을 최대한 길게 들며 큰 원을 쭉 활주하는 연습을 시키셨다. 밸런스 문제인건가, 아니면 두려움 문제인건가 싶지만, 한발로 그것도 큰 원을 활주하는 게 좀 불안불안하다. 뭔가 계속 넘어질 것 같은 느낌이 든달까. 반대 방향으로 발도 바꿔서 연습을 했다.

(6) 마지막으로는 역시 스핀! 이번 수업에 가기 전에 어떻게 하면 로커를 쓰며 스핀을 하는지, 중심은 어디에 두어야 하는지, 발은 어떤 모양으로 두어야 하는지 등등 유튜브 영상을 많이 찾아보고 갔다. 로커를 쓰려면 발바닥 앞부분에 살짝 힘을 주고, 발 뒤꿈치를 아주 살짝 들어올려서 로커로 얼음 위에 서서 돌아야하는데, 나는 로커에 잘 걸렸다가 너무 앞에 무게중심을 주는 탓인지 자꾸 토에 걸려서 넘어질까봐 걱정이 됐다. 도입은 marching 도입이랑 포워드 인사이드 피봇 두 방법 다 연습을 했는데, 아직 피봇에서 스핀으로 넘어가는 건 잘 못하겠고, 익숙한 marching 도입으로 시작을 했다. 계속 스핀 연습을 하다보니 이제 양발은 그럭저럭 잘 모으겠는데, 문제는 로커로 돌기가 너무 어려워서 블레이드로 얼음이 긁히다보니 회전수가 뭐... 반바퀴.....밖에 나오지 않았다. 일단은 얼음 위에서 빙글 도는거에 대한 두려움이 없어졌으니, 느낌을 찾는 게 중요해서 내 로커 스윗 스팟을 찾으려고 노력을 했다. 그러다보니 갑자기 한 두바퀴 정도? 잘 돌아진 때가 있었다. 되고 나서 나도 깜짝 놀랐다. 더 연습할 시간이 많았으면 좋았겠지만, 역시 50분은 너무 짧다. ㅠㅠ 

발 아치의 통증은 좀 나아졌다. 링크장 가기 전에 집에서 충분히 스트레칭도 하고 걸을 때도 무리하지 않게 걷고, 스케이트 끈도 덜 꽉 묶고 레깅스도 편안한 것으로 입고, 발 아치 패드도 제대로 된 위치에 끼워주니, 중간 중간 발이 마비가 오는 순간이 덜해졌다.

그리고 이제 얼음 위에서 한쪽 발을 떼는 동작이 많아지니까, 다리를 들어올릴 때 발에 몰렸던 피가 좀 순환되면서 그 때마다 통증이 가시는 느낌이 들었다. 물론 잠깐 쉴때 펜스 잡고 다리를 들어올려서 털어주기도 하고. 내 발이 구조적으로 문제가 있는 것도 있지만, 스케이트 부츠가 워낙 딱딱하고 끈을 너무 꽉 묶어서 발에 피가 몰려서 통증이 심했던 것 같다. 다리를 들어서 털어주기만 해도 통증이 가라앉는걸 보면. 어쨌든 이번 수업으로 또 아치 통증을 줄여주는 요령이 생겼으니, 앞으로는 더 즐겁게 스케이트를 탈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