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부터, 나와 너의 스웨덴

취미 피겨 스케이팅 다섯번째 강습 (2022.03.12) 본문

피겨 스케이팅

취미 피겨 스케이팅 다섯번째 강습 (2022.03.12)

Lotusblomma 2022. 3. 14. 15:44

지난주는 선생님 개인 사정으로 강습이 취소되고, 이번에 취미 피겨 다섯번째 강습을 받았다.
2주 만에 스케이트를 타는 거라서 걱정이 많았다. 더군다나 2월 마지막 강습 때, 발 아치 통증이 너무 심했었기 때문에 또 같은 문제로 50분 동안 고통받을 걸 생각하니 기분이 가라앉았다. 생리 전이라 전반적으로 몸 상태도 좋지 않은데다가 발까지 아프니, 정말 눈물이 날 것 같았다. 지상에서 하는 다른 운동 같은 경우는 발에 쥐가 나면 얼른 운동화를 벗고 조금 주물주물 하고 다시 신발을 신고 운동하는게 편한데, 스케이트는 한번 신어버리면 부츠가 워낙 딱딱해서 부츠 안에서 발을 늘려줄 수도 없고, 스케이트를 벗고 발을 마사지 하기에는 끈을 풀고 다시 묶는데 시간이 소모되니 짧은 50분 강습 시간 내에서는 시간 낭비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이번에는 발 아치 통증을 좀 줄여주고자, 발 아치 패드를 사서 신고 스케이트를 탔다. 평발로 고생하는 경우는 맞춤 깔창을 하는게 가장 좋다는 이야기를 들었지만, 가격도 가격인데다가 일단 그걸 부츠 안에 끼우면 발 높이가 높아져서 또 스케이트가 작게 느껴지는 부담이 생기기 때문에, 일단은 임시방편으로 발 아치 패드를 쓰기로 결정했다. 한시간 수업 듣고 나서 느낀 점은 아치 패드를 해도 여전히 발바닥이 아프고 해서 이게 그렇게 도움이 되는 것 같지만 않지만, 그래도 내 발 아치와 부츠 인솔 부분에 쿠션감이 조금 들어가서 안했을 때보다 발의 피로도는 좀 낮아진다고 해야 하나. 중간에 스케이트를 신은 발을 들어서 피가 몰렸던 걸 좀 풀어주면 금세 괜찮아지는 느낌도 들었다.

오늘의 강습 때는 이제까지 배웠던 기본 활주 기술들을 복습하는 시간을 가졌다. 선생님이 링크 위에 마커로 구불구불한 S자 곡선을 그려주셨고, 나를 포함한 수강생 여섯 명이 그려진 선을 따라서 앞으로 활주, 뒤로 활주하는 연습을 차례로 했다.
(1) 전진 한발 밀기로 스타트를 끊었고, S자 곡선을 따라가는 거라서 양쪽 발을 바꿔가며 활주하는 연습을 하다가,
(2) 뒤로 한발 항아리로 똑같이 S자 곡선을 따라가며 양쪽 발을 바꿔가며 활주하는 연습을 했다. 뒤로 한발 항아리를 곡선을 그리며 활주하는 연습은 이번이 처음이었는데, 직선은 뒤로 가는 게 무섭지 않았는데, 곡선을 그리며 뒤로 가는 건 진짜 무섭게 느껴졌다. 그리고 뒤로 곡선을 그리며 가야하는데, 뒤가 보이지 않으니 링크 위에 그려진 선을 제대로 따라가지 못하고 자꾸 옆으로 나와서 몸이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가지를 못했다. 더 연습이 필요한 부분.
(3) 다음으로는, 전진 한발 밀기 후, 곡선이 꺾이는 지점에서 프리레그를 활주하는 다리 쪽으로 가깝게 붙이고 쭉 활주(앞으로 한발 밀기 - 한발 들기)하는 연습을 했다. 양쪽 다리를 번갈아가며 연습을 했는데, 오른발 인엣지로 활주하고 왼발을 프리레그로 두는 게 가장 쉽게 느껴졌다. 생각보다 양쪽 다리의 인엣지와 아웃엣지를 자유자재로 컨트롤 하는게 매우 매우 어렵다는 것을 깨닫기도 했고. 이 부분도 더 연습이 필요하다.
(4) 뒤로 활주하는 걸 너무 못해서, 이번에는 직선을 따라 다시 뒤로 항아리, 뒤로 한발 항아리, 뒤로 한발 밀기를 연습하는 시간을 가졌다. S자 곡선에서 후진하는 게 너무 어려웠어서 그런가... 직선을 따라 뒤로 활주하는 건 상대적으로 쉽게 느껴졌다. (이게 선생님의 큰그림인가..) 지난 강습 때는 뒤로 활주할 때 앞으로 구부정해서 자세도 개판이었고, 무릎도 자꾸 안으로 모이지, 양발은 밀고 돌아올 때 잘 모이지도 않지, 발은 아파서 돌아버리기 일보 직전이었지, 여러모로 재앙 수준이었는데, 오늘은 뒤로 항아리는 마스터한 느낌이었다. 아직도 부족하기는 하지만, 얼추 양발도 잘 모이고, 스피드도 좀 붙었다. 발에 힘을 주는 게 아니라, 코어 단단히 잡고 허벅지 힘으로 다리를 끌고 오는 게 포인트였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뒤로 활주하는 게 무섭지 않게 느껴져야 한다. 뒤로 한발 항아리는 잘 가다가 조금이라도 집중력을 잃으면 볼링공 마냥 옆으로 빠지기도 해서 아직도 연습이 필요하고, 뒤로 한발 밀기는 아직 좀 무섭게 느껴져서 이것도 연습이 필요하다.
(5) 마지막 활주 연습은, 큰 원을 빙빙 돌며 전진 한발 밀기 후 프리레그를 드는 연습을 했다. 방향을 바꿔서 양쪽 발 연습도 했다. 이것도 코어와 프리레그 허벅지에 단단히 힘을 주면 프리레그를 다시 얼음 위로 내릴 때 텅! 하는 소리가 나지 않고 살짝 얼음을 딛는(?) 소리가 난다. 다리를 좀 더 오래 들고 그 자세 유지하며 활주하는 연습을 많이 해야할 것 같다.
(6) 쉬지 않고 다양한 방식으로 활주 연습을 한 후, 마지막으로는 두발 스핀 연습을 했다. 역시 얼음 위를 콩콩콩 걷다가 펼친 팔을 모으며 빙글 도는 연습을 했는데, 아니 대체 언제쯤 두바퀴 이상 제대로 돌아지냐고요.. 무릎이 자꾸 모이니까 양 발 바깥쪽에 힘을 더 주고 도는 연습을 하라는 선생님의 조언을 따랐음에도 불구하고 한바퀴 이상이 돌아지질 않는다. ㅠㅠ 그리고 고질적인 문제인데, 양발이 죽어도 모이질 않는 거. 활주할 때도 잘 되지 않는 부분인데 스핀할 때도 잘 안된다. 그리고 발 앞쪽에 힘을 주고 뒤에 블레이드를 살짝 들고 로커로 돌아야하는데, 너무 또 발을 들면 토가 긁히고 해서 대체 로커로 어떻게 도는 건지...? 싶다. 내 로커 골든 스팟은 언제쯤 찾을 수 있는 건가요.... 너무 잘 안돌아지니까 계속 연습을 하는데, 밸런스를 못잡은 상태에서 계속 연습을 하니까 어지러움만 +1이 되고 슬슬 화가 나기 시작. 나랑 비슷하게 스핀 진도를 나가는 다른 두 분도 고전 중이셨는데, 선생님이 다른 두발 스핀 도입 동작을 알려주셨다. 왼발 토로 축을 단단하게 고정하고, 오른쪽 허벅지 힘을 이용해서 컴퍼스로 원을 그리듯이 오른발을 쓱쓱 움직이며 회전력을 주는 방법(포워드 인사이드 피봇 Forward inside pivot)이었다. 평소에 근력 트레이닝을 많이 해서 그런가 그렇게 어렵게 느껴지지는 않았고, 재미있었다. 여기까지 배우고 다섯번째 강습은 끝.

짧은 시간 내에 되게 많은 것들을 복습해서 그런가 제일 꽉찬 느낌이 드는 강습 시간이었다.앞으로 연습을 더 많이하고, 더 잘해서 더 많은 기술들을 수행해나가면 좋겠다!


스케이트 벗기 전, 빙수 제거할 때 제일 뿌듯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