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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겨 스케이팅

취미 피겨 스케이팅 여덟번째 강습 (2022.04.02)

Lotusblomma 2022. 4. 2. 14:44

강습 끝나고 나면 집에 와서 소커에서 빼서 스케이트 날 환기시켜주기! 나랑 많이 친해진 내 스케이트 <3

 

이제 봄이 오려나보다. 겨울이 사계절 중에서 가장 좋지만, 딱 지금처럼 오전에는 약간 쌀쌀하고 낮에는 적당히 포근한 날씨가 가장 좋다.

오늘도 역시 전날 야근으로 인해서 피곤에 찌든 몸을 이끌고 피겨 강습받으러 오전 8시에 집에서 나왔다.

첫 강습 받았던 날을 빼고 지금까지 쭉 집에서 왕복 6km를 걸어서 링크장으로 가는데 오늘은 진짜 너무너무너무 힘이 들었다. ㅠㅠ

일이 많아지기 전에는 일주일 내내 날아다녔는데, 일이 많아지고 스트레스도 많아지니까 이제 몸이 버거워 하는게 느껴진다.

아무튼 평소와는 다르게 약간 의욕 없는 상태로 링크장으로 출동!

 

 

역시나 9시에 링크장에 들어가서 빙빙 돌면서 몸 좀 풀어주다가, 지난번과 마찬가지로 S자 곡선을 따라 왔다갔다 하면서 활주 연습을 했다.

항아리는 이제 쉬우니까 앞으로 활주할 때밀기만! 아웃엣지를 사용해서 활주하고, 프리레그는 활주하는 다리에 살짝 붙여서 최대한 오랜 시간동안 한발로만 활주하는 연습을 했다. 이제 밀고 다리를 드는 게 좀 편해지니까 (그래봤자 한 2초...ㅋㅋㅋ) 슬슬 어떤 쪽으로 활주하는게 편한지가 느껴진다. 왼발로 활주하고 오른발을 들 때는 이제 좀 오랫동안 버틸 수 있는데, 오른발로 활주하고 왼발을 들 때는 여전히 불안하다. 적극적으로 오른발 아웃엣지를 쓰는 게 힘든 듯...

 

앞으로 활주 연습을 어느 정도 하고 나서는 뒤로 활주 연습을 했다. 내가 제일 싫어하는 S자 곡선에서 한발 항아리/밀기로 뒤로 가는 연습 흑흑.... 직선으로 갈 때는 이제 항아리는 완전히 감을 잡아서 뒤로 활주하는데도 토로 얼음을 긁지 않고 부드럽게 갈 수 있고, 한발 항아리도 약간 무릎을 굽혔다 폈다하면서 억지로 다리를 붙이려고 하는 게 아니라, 순간 반동을 이용해서 프리레그를 가져올 수 있는데... 이게 꼭 곡선으로만 활주하기 시작하면 방향 컨트롤이 안된다. 선을 따라가야 하는데 빨간구두 신은 카렌 급으로 집나간 선 따라가기... 너무 안되니까 나중에는 빡쳐서 좀 신경질적으로 탔는데 또 그럴 땐 얼추되는 것 같기도 하고... 아무튼 똑같은 거 몇 주째 하고 있는데 잘 되지도 않고 그러니까 슬슬 지겹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드디어 쓰리턴을 배웠다! 정말 피겨의 기본 중의 기본인 쓰리턴은 점프를 하기 전에도 사용되고 스텝을 하는데 있어서 굉장히 자주 쓰인다. 나는 한발로 활주하는 것도 아직은 어려워 해서 한발 쓰리턴은 안되지만.. 오늘 두발 쓰리턴을 배웠다. 그런데 역시 방향을 전환하는 게 매우 헷갈렸다. 앞을 보고 가다가 뒤로 몸을 틀면서 엣지 전환을 하는 건, 아직 뭐 100% 잘되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얼추 스핀 로커로 살짝 중심을 옮겨서 휙 돌 수 있는데, 뒤로 가다가 앞으로 몸을 틀면서 방향을 전환하는 건 진짜 너무 너무 이상하고 어려웠다. 일단 뒤로 활주할 때 프리레그가 자꾸 옆으로 빠져서 쓰리턴 하는 장소에서 몸을 틀면 걍 아무튼 이상함. 뭐라고 설명할 수 없는 이상함이다. 다리를 아무리 모으려고 해도 안모아져요.. 그게 뭔데요.... ㅠㅠㅠㅠㅠㅠㅠ

 

쓰리턴 열심히 연습하고, 좀 쉬면서 선생님이 벽잡고 크로스 연습을 시키셨다. 크로스 연습하는 내 마음 -> WTF???????? 크로스하면서 활주는 대체 언제쯤 할 수 있을런지...? 요령이 필요한 거 같은데, 아 걍 다 모르겠어요.....

 

이제 실전 크로스를 적용해야 하는데, 아 걍 다 모르겠고 ㅠㅠㅠㅠㅠㅠ 진짜 크로스하다가 넘어질 거 같아서 그냥 밀기로 큰 원을 뱅뱅 돌면서 활주 연습을 했다. 선생님이 하시는 것처럼 밀기하고 프리레그를 좀 뒤로 쫙 뻗어서 시간차를 두고 활주하는 다리에 갖다 붙이려고도 해봤는데 생명의 위협을 느꼈다... 그나마 왼발로 활주하고 오른발 갖다붙이기는 얼추 흉내라도 내지, 반대 방향은 생각만 해도 한숨이 절로 나온다. 대체 언제쯤 느는겨....

 

속으로 엄청 구시렁거리면서 활주 연습을 다 하고, 마지막으로는 역시 두발 스핀을 연습했다. 오늘은 진짜 어느 정도 감이 왔다!!!!!!! 그동안 몸에 너무 힘을 줘서 돌아가려고 해도 회전수가 안나왔는데, 오늘은 피곤해서 그런가 그냥 몸에 힘을 쫙 빼고 발에도 힘을 빼고 한번 돌아봤는데, 어지러움도 덜하고 뭔가 드디어 스핀 로커로 돌아가는 느낌이 들었다!!! 그냥 의식해서 하려고 한 건 아닌데 몸이 그 감각을 서서히 익혀가는 것 같았다. 왼발은 약간 아웃엣지 쪽으로 아주 살짝 기울이고 스핀 로커로 중심을 옮기고, 그냥 오른발은 저절로 따라오게 했는데 최대 한바퀴 반은 스무하게 돌아진 듯 ㅠㅠㅠㅠ 너무 기뻐서 오오오오오! 하는 소리가 절로 나왔다. 지난번보다 축도 덜 흔들흔들거려서 불안한 느낌도 없었고 오늘 진짜 무슨 일이야 <3 인사이드 포워드 피봇으로도 시도해봤는데 완벽하진 않지만 그래도 좀 괜찮아진 것 같았다. 몇 주 동안 엄청 헤맸는데, 정답은 허리만 꼿꼿하게 세우고 몸에 힘을 풀고 발에도 힘을 푸는 거였다. 다음 번에는 적어도 두 번 이상 돌 수 있으면 좋겠다.

 

 

내 예상보다 너무 느리긴 하지만, 그래도 매 주 조금씩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 이제 스케이트 끈 묶는 것도 샥샥샥 할 수 있고, 스케이트가 내 발처럼 느껴지기 시작했고, 활주할 때도 얼음을 꾹꾹 눌러서 잘 타고 있다. 중심 잡는 것도 예전보다 덜 신경 써도 그냥 몸이 스스로 학습하는 것 같다. 그래서 몸에 힘을 빼고 스케이트를 타니까 더 잘 되는 것 같기도... 넘어지는 건 여전히 무섭지만 꽤 겁없이 활주할 수도 있게 됐다. 앞으로도 계속 계속 더 잘 타졌으면 하는 바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