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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 피겨 스케이팅 두번째 강습 (2022.02.12) + 스케이트 구입 (리스포트 Royal Pro + 코로네이션 에이스) 본문

피겨 스케이팅

취미 피겨 스케이팅 두번째 강습 (2022.02.12) + 스케이트 구입 (리스포트 Royal Pro + 코로네이션 에이스)

Lotusblomma 2022. 2. 17. 14:15


첫 강습을 정말 재미있게 마치고 나니, 내 스케이트를 사야겠다는 확신이 더 들었다.
등록 첫달은 그냥 대여 스케이트를 타려고 했는데, 대여 스케이트가 내 발목을 너무 눌러서 강습 받는 내내 너무 아팠고, 강습 끝난 후 일주일 동안 내내 발목이 아팠기도 했고.
그래서 피겨화 3대장 잭슨/에디아/리스포트 중 적당한 것을 구입하려고 잠실에 생긴 아이스월드코리아에 방문했다.

원래는 남들 다 신는 잭슨 1790이나 리스포트 안타레스로 시작하고 몇개월 뒤에 중급화로 바꿀 생각이었지만, 나는 피겨를 꾸준히 배울 생각이라 어쨌든 나중에 다시 스케이트를 또 구입해야할 거, 처음부터 중급화로 시작하기로 마음먹었다.
많은 고민 끝에 에디아 오버츄어나 리스포트 엘렉트라로 선택지를 좁혔는데, 잠실에 가서 사장님께 여쭤보니, 오버츄어도 성인이면 스케이트 발목 부분이 금세 무너지니 그냥 처음부터 상급화를 신어도 괜찮다는 이야기를 들어서 읭? 싶었다. (내가 처음부터 초급자라는 이야기를 안하고 스케이트 모델명부터 이야기하니까 어느정도 스케이트를 타 본 사람으로 생각하시고 이야기하신듯...)
그리고 내가 발 볼이 넓고 평발이라고 하니, 에디아보다는 리스포트가 편할 것이라고 하셔서 리스포트 중급화를 구입하기로 마음 먹었다.
그리하야 (1) RF1 Exclusive (상급화, 발목 강도 90, 단종될 모델이라 세일 중으로 부츠 가격 57만원), (2) Royal Pro (중급화, 발목 강도 60, 신상품 55만원), (3) RF3 Pro (중급화, 발목 강도 60, 신상품 50만원) 중에서 신어보고 결정하기로 하고 발 실측을 했다. 가격대는 비슷하니 사실 사이즈만 있으면 매장에 있는 거 구입하려고 했다.

실측을 해보니 왼쪽 발이 250mm, 오른쪽 발이 245mm로, 부츠는 255mm나 260mm 중 발가락이 구부러지지 않는 것을 사려고 했는데, 매장에 내 발에 맞는 제품이 없다고..... 아니 그럼 1시간 동안 기다린 나는 뭐가 되나..... 내 앞에 있던 선수 준비하는 아이 코치랑 엄마가 눈치 없이 본인들 볼일 끝났는데도 뒤에서 기다리는 사람 배려 않고 안비키고 계속 사장님 붙잡고 떠들고 있어서 짜증났는데도 인내하고 기다렸는데, 스케이트도 못 사다니.
사장님께서 본점을 가는 것을 추천해주셨는데, 본점은 고척에 있고 우리 집에서 정말 너무 너무 멀어서 못가겠다고 하니, 그럼 본점에 전화해서 잠실로 부츠를 보내달라고 요청하라고 하셨다.
허탈한 마음으로 발걸음을 돌리고, 집에 와서 본점에 전화를 해보니, 내가 꼽은 모델들 전부 255mm가 있는데, 260mm는 Royal Pro 모델만 있다고 했다. 잠실로 혹시 보내줄 수 있냐고 여쭤보니 사이즈가 하나씩 밖에 안남아서 다 잠실로 보내기는 그렇고 매장에 와야겠다고 이야기를 하시길래 하는 수 없이 본점을 가기로 결정했다.

며칠이 지나고, 고척 제니스 아이스링크장에 있는 아이스월드코리아 본점을 방문했다. 진짜 가는 길이 너무 멀어서 일단 도착만 했는데도 진이 다 빠졌다. RF3 Pro와 Royal Pro 255mm를 신어봤는데, 내 발볼에 가장 편한 느낌은 RF3 Pro였는데 아쉽게도 발가락이 구부러지길래 탈락. Royal Pro 255mm는 발 앞이 너무 타이트해서 탈락. 그래서 마지막으로 하나 남은 Royal Pro 260mm를 신어봤더니 편하게 잘 맞았다. 다만 딱 신었을 때 느낌은 RF3 Pro가 더 나았는데, 이 모델은 260mm가 없어서 그냥 Royal Pro를 사기로 했다.
날은 코로네이션 에이스로 선택했고, 부츠의 크기에 맞게 날 사이즈도 9 3/4로 구입했다.

그런데 본점 진짜 너무 너무 너무 사람 많고 복잡하다. 일단 이 날 링크장을 피겨 선수 준비하는 아이들만 대관을 한 것 같았는데, 2시에 문을 열자마자 연마실에 날을 연마해야할 스케이트가 엄청 쌓였고, 덕분에 나도 무슨 2시간 반이나 기다려서 겨우 겨우 부츠를 받았다. 매장이랑 연마실이랑 서로 직통으로 연결하는 전화라도 있으면 좋을텐데, 그런 것도 없고 두 장소에서 소통이 안되어서 진짜 왔다 갔다 오지게도 했다. 스케이트 사기 전에 이런 저런 검색을 했을 때, 보통 스포텍이나 아이스월드코리아에서 스케이트를 사면 털날집이랑 가드독은 서비스로 준다고 그러는데 그런 서비스도 없었고. 아무튼 우여곡절 끝에 드디어 내 손에 들어오게 된 리스포트 Royal Pro.

 

Risport Royal Pro + John Wilson Coronation Ace


다시 봐도 참 예쁘다. 부츠 위에 수 놓은 모양도 예쁘고 나무굽 바깥쪽에 리스포트 로고가 달려있는 것도 예쁘다.
에디아는 부츠 뒷굽이 다른 브랜드보다 높고, 사람들이 너무 많이 신어서 개인적인 취향으로 그저 그랬는데, 리스포트는 내 마음에 쏙 든다.


아무튼 내 개인 스케이트를 들고 설레는 마음으로 두번째 강습에 갔다.
확실히 첫 강습 때 발의 어느 부분에 힘을 주어야 하는지 감각을 익히니 두번째 강습 때는 조금 더 활주하기 수월했다.
본격적으로 강습 받기 전, 5분 정도 링크장 위에서 활주하며 몸을 풀어주고, 첫 강습 때 배운 포워드 스위즐, 앞으로 한발 밀기, 포워드 슬라럼을 다시 연습했다. 사람이 참 재밌는게, 한번 배우니까 그 다음번에 적용해서 연습할 때는 훨씬 쉽다고 느낀다.

두번째 강습 때는:
(1) 백워드 스위즐 (Backward Swizzle, 뒤로 항아리)
(2) 앞으로 한 발 밀기 - 원을 따라 활주하며 빙빙 돌기
(3) 두 발 스핀 (Two foot spin)
이 세가지를 연습했다.

그런데 앞으로 활주하는 게 쉬워지니, 뒤로 가는 게 정말 어렵게 느껴진다.
선생님이 "자, 오늘은 뒤로 가는 거를 배워볼 거예요!" 이러셨을 때, 흔들리는 내 동공을 보셨는지 웃음을 터뜨리셨다.
뒤로 가는 게 참 어려운게, 발의 어느 쪽에 힘을 주고 집중해야하는지 감이 안와서 스케이트 날이 자꾸 미끌리기 일쑤였다.
덕분에 나보다 한참 작으시고 요정같으신 선생님의 손을 붙들고 연습... ㅠㅠ..... 선생님한테 힘 안쏠리려고 무진장 노력했다.
뒤로 활주하는 건 매번 스케이트 탈 때마다 자주 연습해야 괜찮아질 것 같다. 어려운 대신 장점으로는 앞으로 가는 게 정말 정말 쉽게 느껴짐(?).

첫날하고는 다르게, 같은 시간에 강습을 받는 분이 세 분이나 더 늘어서 선생님이 내 진도를 봐줄 시간은 턱없이 부족해서 그런지 백워드 스위즐 말고 새로운 것은 더 못배우고, 지난 시간에 배웠던 한발 밀기를 다시 연습했다.
지난 번에는 직선 라인이랑 S자 라인으로 연습했는데, 이번에는 원을 그리고 선을 따라 뱅글 뱅글 앞으로 활주하는 연습을 했다. 확실히 지난번보다 자세도 좋아졌고, 앞으로 쓱쓱 얼음을 가르고 나가는 느낌이 정말 좋았다.
다른 분들은 대부분 진도가 비슷하셔서 그런지 포워드 크로스오버랑 백워드 크로스오버를 열심히 연습하고 있으셨다.

마지막으로는 갑자기 두 발 스핀을 연습하게 됐다.
링크장이 굉장히 협소하고 다른 팀(루미너스로 추정)도 강습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나랑 같은 선생님한테 강습 받는 분들이 스핀 연습을 하셔서 덩달아 나도 선생님이 시켜서 연습하게 되었다. 얼음 위에서 뱅글뱅글 돌면서 걷다가 옆으로 벌린 팔을 가슴쪽으로 모으면서 반동으로 회전력을 얻어서 빙글빙글 도는 건데, 진짜 잘 안됐다. 계속 도니까 어지럽기도 하고. 이것도 힘든데 대체 레이백 스핀은 어떻게 하는겨... 선수분들 존경합니다....

진짜 피겨는 알못으로 경기 보기만 하면 점프가 가장 어렵겠다 싶지만, 배우면 배울수록 기본 활주부터 시작해서 스핀, 엣지 컨트롤까지 어렵지 않은 것이 없다. 미끄러져서 다치지 않게 계속 발과 지탱하고 있는 다리, 코어에 힘을 꽉 주고 있어야 하고, 잠시라도 집중을 못하게 되면 힘이 풀려서 제대로 기술을 수행하지 못한다.
기본기부터 잘 갖춰서 나중에는 매끄럽게 스텝을 밟는 것까지 목표로 열심히 배워야지. 아이스 댄스하시는 분들처럼 탈 수 있게 되면 정말 좋겠다. 점프는 최고 더블 토까지만 배워도 내 나이에는 엄청난 성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