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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겨 스케이팅

피겨 부츠 업그레이드 + 사이즈 다운 (리스포트 로얄 프라임)

Lotusblomma 2024. 1. 20. 15:50



재작년 2월에 구입했던 내 첫 피겨 스케이트화 리스포트 로얄 프로….
그 당시 양쪽 발 실측이 왼발 250mm, 오른발 245mm로 눈에 띄게 짝발이라는 코멘트와 함께 부츠를 250mm, 255mm, 260mm까지 전부 다 신어보고 발가락이 앞코에 닿지 않고 볼 눌림이 느껴지는게 없지만 감싸주는 느낌이 드는 260mm을 최종 선택했다.

그런데 이게 패착이었다 ㅠㅠㅠ 스케이트 알못이 저지른 진짜 큰 실수....

못해도 255mm를 구입해서 적응하면서 맞게 신었어야 했는데 실제 발 사이즈보다 10mm나 크게 구입한 것… 심지어 짝발이라 오른발은 15mm 차이가 났다.


완전 초보일 때는 끽해야 항아리나 하프서클처럼 거의 엣지도 사용하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는 정도라 부츠가 크다는 느낌은 하나도 받지 못했었는데…..

작년 봄부터 기존에 신고 있던 피겨 부츠가 약간 커서 엣지 연습할 때 거슬린다는 느낌을 받기 시작했다.
깔창을 바꾸고, 뒤꿈치에 실리콘 패드도 붙이고, 끈도 바꾸고 별별 방법을 다 동원했는데도 시간이 갈수록 부츠는 점점 더 크게 느껴졌다.
앞으로 갈 때는 그나마 낫지만, 뒤로 갈 때는 발가락 전체가 위로 들린다고 해야 하나….
그리고 점점 배우는 기술이 늘어가고 토와 엣지를 많이 사용하게 되면서 스케이트가 크다는게 더 크게 문제점으로 다가왔다.

발이 딱 맞아서 발 전체가 얼음을 눌러줘야 하는데, 앞에 빈 공간이 생기니 발가락을 움켜쥐어서 힘을 줘서 억지로 누르니까 발 아치 부분이 두 동강 나는 느낌도 최근에는 엄청 들기 시작했다. 그냥 스케이트 신고 초반에 활주할 때 잠깐 오는 고통 수준이 아니라, 진짜 나중에 스케이트를 벗고 운동화를 신어도 발이 뽀개질 것 같은 고통이랄까… 🥲

원스핀 스윗 스팟 느낌 오는 것도 너무 오락가락하고, 그 쉬운 왈츠 점프 뛸 때도 토가 걸리지 않아서 제대로 뛰기까지 엄청 시간이 많이 들었다.


어찌저찌 사이즈가 맞지 않는 부츠로도 토룹도 뛰고 여러 턴도 구사하기 시작하고, 원스핀도 다리 감는 건 아직이어도(😭) 슬슬 축 흔들리지 않고 도는 건 되어서…
이제 더 이상 부츠 바꾸는 걸 미루는 이유가 없는 것 같아 곧 있을 내 생일 겸 해서 부츠를 바꿨다.


그리하야 로얄 프로에서 업그레이드 한, 리스포트에서 지금 최상급 레벨 부츠인 로얄 프라임!!! 💜
부츠만 한국 매장에서 구입하면 75만원이고, 직구하면 약 52만원으로 가격 차이가 꽤 나지만, 직접 신어보고 상담해서 신중하게 고를 수 이있다는 장점이 있어서 그냥 매장에서 구입했다. 

 

 

너 무 예 뻐

 


이번엔 부츠를 사이즈 다운을 무조건 해야 해서 250mm나 255mm를 꼭 신어보고 비교해서 신중하게 결정하기로 했다.
그리고….. 제니스 매장을 두 번이나 왔다 갔다 총 88km를 운전해서 우여곡절 끝에 들어온 내 로얄 프라임 255C!!!!
한 시간 동안 이런 저런 부츠를 다 신어보고 한 결정이라 후회는 없다.


 


제니스 연마실에 가자마자 발 사이즈부터 다시 쟀는데, 사장님이 대략적인 수치가 양쪽 250mm라고 하셔서 원래 고려했던 RF1 엘리트 모델 255mm부터 받아서 신어봤다.
260mm보다는 당연히 잘 맞지만, 발을 힐컵까지 쭉 밀어 넣었을 때 발가락 앞이 좀 남는 느낌이었다.
그래서 250mm 사이즈를 신어봤는데, 이건 발 앞 뒤 공간이 하나도 없이 따악 맞는데, 다만 발가락 끝쪽과 발가락 등 부분이 너무 눌리는 느낌이 많이 들었다.
오른쪽 발은 신고 나서 좀 돌아다니면 적응되는데 왼발이 너무 압사당하는 느낌이었다 ㅠㅠㅠㅠ
그래도 255mm를 사면 결국에는 또 커서 후회할 것 같아서 점점 250mm로 마음이 기울었는데….

이런 저런 고민을 엄마랑 연마실 사장님이랑 이야기하고 있는데, 피겨 수강생 어머니(?)로 추측되는 분이 갑자기 적극적으로 에디아 피아노를 추천하시기 시작했다. ㅋㅋㅋㅋㅋ
진짜로 취미 수준에서 싱글 점프만 뛰는 정도면 피아노는 평생 안무너진다고….ㅋㅋㅋㅋ

그냥 듣고 넘기려고 했는데 갑자기 부츠를 꺼내서 막 신어보라고 하시길랰ㅋㅋㅋㅋㅋ 처음으로 신어보게 됐다… 에디아….
그런데 막상 신어보니까 의외로 에디아가 괜찮다는 느낌이 들었다. 리스포트는 쿠션감 하나도 없이 그냥 내 발과 딱딱한 부츠 앞코가 있다면, 에디아는 전체적으로 발가락이 닿는 부분에 폭신한 쿠션이 있다는 거….!
그래서 내심 궁금했던 피아노 화이트랑 콘체르토도 신어보고 다 했는데, 에디아는 내 발에 250D나 255C가 괜찮았다.

일단 RF1 엘리트가 내 생각보다 스케이트가 너무 조잡한 느낌이 드는 가죽이어서 마음에 들지 않는 상황에서 의외로 에디아가 갑자기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리스포트랑 달리 발이 눌려도 딱딱한 가죽+나무에 짓눌리는게 아니라 쿠션에 눌리는 느낌이라 사이즈를 250mm도 충분히 가능할 것 같기도 했고. 또 굽 높이가 엄청 높다는 느낌도 딱히 받지 못했기도 하고.
그리고 부츠 예산을 최대 65만원까지 생각하고 간 거라서 이참에 RF1 엘리트와 같은 가격인 에디아 콘체르토로 바꿔볼까 싶은 마음이 잠시 들었다.

하지만 연마실 사장님이 에디아는 다시 한 번 신중하게 생각해 보라고 조언하셨다.
평발인 내가 에디아를 신으면 아치가 정말 아플텐데, 깔창도 없이 신는다면 정말 정말 정말 발이 고통스러울 거라고… 그동안 정말 많은 사람들이 발 고통으로 호소하는 걸 보셨다면서 에디아를 만만히 보지 말라고 하셨다.

듣고 보니 사장님 말도 다 맞았다. 진짜 부츠 때문에 고생하는 사람이 정말 많은데 덜컥 에디아로 바꾸었다가 지금보다 더 고생하면 어떨지 생각도 하기 싫다.
지금 강습 받고 있는 링크장 선생님도 작년에 부츠 고민 상담했을 때, 에디아가 높긴 높아서 발이 힘들 수도 있다고 하셨다.
그래서 원래 고민했던 리스포트로 마음이 굳혀지기는 했는데, 진짜 RF1 엘리트는 너무 마음에 들지 않아서 어쩌지 싶은 와중에 갑자기 로얄 프라임이 눈에 들어왔다.
어차피 중급화에서 상급화로 바꿀 생각이었는데 로얄 프라임을 제낄 이유는 없다고 생각해서 250mm를 꺼내서 신어봤는데 괜찮았다.
그리고… 여러 부츠를 신어보고 나서 멘탈이 털림 + 빨리 집에 가야한다는 압박에 더해 그냥 묻고 따지지도 않고 로얄 프라임 250mm를 결제했다.


그러나.......

집에 와서 끈을 다 묶고 자기 전에도 다시 신어보고, 다음 날 아침에 신어 보고 했을 때, 양말을 신어도 맨발로 신어도 발가락 윗 부분이 너무 눌리고 신고 일어 섰을 때 모든 발가락이 앞 코에 닿아서 숨이 막히는 느낌이 들어서..

아, 사이즈 미스다... 싶었다.

 

약간 크기가 더 작은 오른발은 250mm도 괜찮았는데, 왼발이 큰 문제였다.

그리고 부츠 안의 깔창을 꺼내서 실측을 해보니 250mm가 아니라 248mm 정도였다.

왼발 실측이 247mm에서 249mm 정도 되는데... 당연히 250mm가 맞을 리가..... ㅠㅠㅠㅠ

 

그리고 피겨 카페에서도 이상적인 인솔 발도장 사진도 확인하고, 구글에서도, 유튜브에서도 알맞은 부츠 사이즈 피팅 확인법을 체크했는데, 발에 압박이 느껴질 정도로 너무 불편하면 사이즈가 작은 것이라는 결론이 났다.

 

피겨 카페에 올라온 이상적인 부츠 사이즈를 신었을 때 인솔 발도장



그래서 다시 제니스 아이스월드코리아 사장님께 연락을 취해서 부츠만 구입했는데 혹시 사이즈 교환이 가능하냐고 문의를 드렸고, 날을 달지 않았다면 교환이 가능하다고 하셔서 주말에 직접 매장을 방문해서 부츠 교환을 하겠다고 연락을 미리 드렸다.

 

여러 고민 끝에 255mm로 부츠 사이즈 변경을 결심했고, 주말 아침부터 운전해서 제니스에 다녀와서 드디어 내 새 부츠를 구했고, 255mm와 260mm 부츠는 날 사이즈가 호환이 되어서 기존 로얄 프로에 달았던 코로네이션 에이스 9 3/4를 달았다!!!!!!

덕분에 새 날을 구입해야 하는 불필요한 지출도, 추가 마운트와 연마 비용도 없었다. ㅠㅠㅠㅠㅠㅠㅠ

 

만약 직구를 했다면 처음부터 255mm를 구입했어도 약간 큰 거 아닌가 싶어서 계속 찝찝하고 250mm를 샀어야 하나 후회가 계속 들었겠지만, 처음부터 매장에서 250mm를 신어보고 구입했다가 다시 255mm로 사이즈 교환을 해서 다행이다는 생각이 든다.

 

다만 255mm가 250mm보다 약간 큰 감은 있다.

발이 안에서 놀지는 않지만 딱 맞는 핏은 아니라 약간 아쉬움이 남는다. 특히 오른발......

그리고 날을 달기 전에는 딱 맞네 싶었는데, 막상 날 달고 신어보니 날 달기 전보다 이상하게 더 여유가 있는 느낌이었다. 

그래도 아무리 생각해도 250mm는 아니니....ㅎㅎㅎ 후회는 없다.

만약 불편하면 깔창을 갈아 끼우거나 발 뒤꿈치 실리콘 착용하면 되니까....! 그리고 살이 더 빠지면 250mm을 나중에 신으면 될 것 같다.


 

이렇게 2년 만에 피겨 새 부츠 구입이 끝났다.

처음 부츠 살 때 생각이 새록새록 난다. 이 돈을 주고 장비를 사면서 과연 꾸준히 스케이트를 탈 수 있을 것인가 확신하지 못했는데....

지난 2년 동안 기술이 빠르게 늘지 않거나 했을 때 좌절을 하고 피겨에 대한 열정이 식어도,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타면서 결국에서 새로운 기술을 습득해 나갔다고 생각하니 진짜 뿌듯하다.

 

그 사이 직장에서 내 위치에도 많은 변화가 생겼고.... 

부츠 업그레이드와 함께 여러 면에서 정말 성장했구나 하는 생각까지 든다. 

 

올 상반기에는 작년만큼 주 2회 꼬박꼬박 강습을 듣지는 않을 것 같고, 원데이 클래스나 링크장 대관 연습의 기회를 통해서 스케이트를 탈 것 같다.

다만 기술의 정확성이나 엣지 연습, 스텝 연결 등등의 경우에는 선생님들의 조언이 큰 도움이 되기에 주 1회 강습은 꼭 들을 것 같다.

그리고 운전을 할 수 있게 되어서....ㅎㅎㅎ 링크장 제약이나 강습 시간 제약도 많이 줄어들어서 집에서 너무 멀지만 않으면 새로운 곳에서 강습을 받을 것 같기도 하다.

거기다가 일요일 마다 아이스댄싱 수업도 있고....!!!!

2024년은 즐겁게 스케이트를 타는 것이 목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