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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 피겨 스케이팅 열번째 강습 (2022.04.09) + 발 아치 통증에 대한 고찰 본문

피겨 스케이팅

취미 피겨 스케이팅 열번째 강습 (2022.04.09) + 발 아치 통증에 대한 고찰

Lotusblomma 2022. 4. 9. 10:43

피겨를 배우기 시작하면서 가장 큰 고민이 발이 너무 아프다는 거였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발 아치가 고통스러울 정도로 아픈데, 정확한 원인은 모르겠고 그저 발이 평발이어서 그런가보다 싶었다. 강습을 받으면 받을 수록, 오늘은 또 발이 어떻게 아플까 싶어서 가기 싫은 날도 있을 정도로 저릿한 고통이 심했다. 발 아치 패드도 사보고, 피겨 가기 전에 발 마사지도 해주고 이런 저런 방법을 다 시도해 봤는데, 고통은 어떻게든 점차 줄어들었지만 스케이트를 딱 벗고 나면 발에 있는 정맥이 눈에 띄게 보일 정도로 핏줄이 터질 것처럼 부어있는 게 보였다. 내 발은 스케이트를 타면 안되는 건가 싶어서 엄청 걱정됐는데, 오늘로 고민이 해결됐다.

발 등 부분 스케이트 끈을 너무 꽉 묶지 않고, 적당히 묶고 발목 부분은 신경 써서 꽉 묶어주는 것. 그리고 양말이 발목에 딱 고정되는 짱짱한 것을 신고, 활주 연습하다가 아치가 아픈 것 같으면 벽 잡고 다리를 양 옆으로 탈탈 털어주기. 이렇게만 해도 혈액 순환이 잘 되어서 발 아치로 몰리는 통증이 덜하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발에 너무 힘 주고 스케이트 타지 않기! 힘을 줄 때는 줘야 하는데, 스케이트 타는 내내 계속 주고 타면 발이 너무 고통스러우니 최대한 무게중심을 잘 잡고 발에는 힘을 좀 빼고 무릎이나 허벅지 힘을 사용해서 지탱하면 괜찮다. 처음 피겨를 배울 땐 무게 중심을 어떻게 잡아야 할 지를 모르니, 넘어지지 않으려고 발에 너무 많은 힘을 싣는데, 그럴 필요 없이 중심만 잘 잡고 스케이트를 타는 내 몸을 믿고 발에 힘을 풀면 된다. 이걸 깨닫기까지 3개월이나 걸렸다니 ㅠㅠ 그래도 발 아치가 너무 아프면 진짜 스케이트 타기도 싫은데, 가장 큰 문제가 해결되어서 정말 기쁘다. 어차피 잠깐 배우고 그만둘 것도 아니고, 꾸준히 배울거니 앞으로는 즐거운 마음으로 스케이트를 타야지.


그리고 오늘 강습일지.
전반적으로 몸도 가볍게 느껴졌고, 상태도 괜찮았다. 이제 내 스케이트가 무겁게 안느껴진다. 스케이트랑 정말 많이 친해진 것 같다.

오늘 활주 연습은, 초심으로 돌아가서 기초 활주법을 좀 더 힘과 스피드가 있게 연습하는 것으로 시작을 했다.
전진/후진 항아리, 전진/후진 하프 항아리, 전진/후진 슬라럼을 연습했는데, 발에 힘을 좀 더 주고 발을 차주듯이 촥촥 뻗었다가 당기면서 스피드를 내며 활주 복습을 했다. 포인트는 앉았다가 일어서면서 그 힘으로 다리를 뻗었다 모았다가 하면서 활주하는 것. 확실히 이렇게 하니까, 얼음을 긁는 소리가 매우 시원하게 난다. 촥- 촥- 촥- 하는 소리! 전진 하프 항아리 할 때는 얼음 긁는 소리가 매우 좋다며 선생님한테 칭찬도 들었다. 힘있게 스케이트를 타는 게 이런 느낌이구나 싶었다. 다만 후진 슬라럼은 오늘 처음 해봤는데, 좀 아리송했다. 역시나 상반신과 하반신이 항상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뚝딱이라서 그런가…ㅠ

다음으로는 세미서클. 지금까지 명확한 명칭을 몰라서 S자 곡선이라고 했는데, 여지껏 연습 해온게 서미서클이었다.ㅋㅋㅋ 나는 아직 포인/포아웃을 배우는 게 아니라, 밀기로 연습을 했다. 역시나 밀고 나서 한발을 드는 것에 집중을 했는데, 왼발 아웃엣지로는 끝까지 버텼다! (만세!!!!) 오른발 아웃엣지 한발서기도 조금씩 나아지는 중! 조만간 왼발로는 한발로 서고 엣지 체인지가 가능할지도…. 오른발은 아직도 확실한 감을 못찾았지만, 선생님이 도와주셔서 처음으로 세미서클에서 끝까지 한발로 버티고 서 있을 수 있었다. 이거 하나가 3개월이 걸리다니 ㅠㅠㅠㅠ 물론 스케이트 탄 횟수로는 10회밖에 안되긴 했지만…. 플라잉 요가도 딱 10회 듣고 나서부터 해먹에 완전 적응했고 안되던 동작도 되기 시작했는데 피겨도 그런가보다. 그런데 오늘 세미서클하면서 선생님이 밀기를 할 때, 기본 활주하며 밀기 할 때랑 다르게, 발을 모았다가 토로 밀어주듯이(?) 가야한다고 하셨다. 이제껏 잘못 밀기하고 있었네…….. 세달째 수업인데 왜 처음 알려주셨지 하하…. 어쩐지 밀기하고 한발 들기가 어렵더라…. 선생님이 잡아주시고 다시 미는 방법을 달리해서 해봤더니 확실히 밀때부터 양 다리가 가까워서 한발을 얼른 붙여서 들기가 좀 더 편하게 느껴지긴 했다. 어쩐지 나는 죽어도 세미서클에서 한발들기가 안된다고 했다!!!!!!! 왜 이제 이걸 알려주셨나구요 ㅠㅠㅠㅠㅠ

그리고 세미서클에서 뒤로 한발 항아리로 가는 연습도 했다. 진짜 지난번에 비해서 장족의 발전을 이뤘다. 지난번에는 방향 컨트롤이 안되었는데, 이번에는 무릎을 더 적극적으로 써서, 곡선에서 굽어지는 방향으로 중심을 옮기면서 탔더니 드디어 얼추 선을 따라서 뒤로 활주가 가능해졌다 ㅠㅠㅠㅠ 피겨는 감각 스포츠도 맞는데, 자신감도 크게 영향을 크게 미치는 것 같다.

두발 스핀 연습 들어가기 전에, 막간의 틈을 이용해서 쓰리턴 연습 깔짝 깔짝 하고 있었는데, 선생님한테 연행되어서 스핀 연습 포인트로 끌려갔다. 그리고 마지막으로는 두발 스핀. 진짜 감을 잡은 것 같다. 물론 회전수는 잘 나오진 않지만, 그래도 예전에 비해서 장족의 발전이다. 정확히 몇 바퀴 돌았는지 기억은 안나는데, 오늘도 힘 쭉 빼고 인사이드 피봇에서 추진력 줘서 발을 모으고 돌았더니 두 바퀴 반(?)에서 세바퀴(?) 돌아진 것 같다. 얼음 긁는 소리도 안나고 뱅글뱅글 너무 잘 돌아가서 깜짝 놀라서 당황. 토로 긁히지도 않고, 블레이드로 긁히지도 않고, 딱 스핀 로커에 자연스럽게 힘이 실려서 돌아가는 느낌? 이건 진짜 이론이나 말로 설명이 불가능하고, 돌아보고 느낌으로 알 수 있다. 그러나 몸이 뒤로 기울어지지 않게 신경써서 하려고 하니 오히려 몸이 앞으로 기울어서 돌다 보면 뭔가 축이 굽어있다. 그래도 팔이랑 다리랑 동시에 신경쓰기는 좀 힘들어서 오늘은 익숙해질 때까지 다리를 확 모으면서 회전하는 감각만 익히려고 했는데, 잘한 선택이었던 것 같다. 팔을 감으면 더 많이 회전이야 할 수 있지만, 중심을 잡으려고 하다보니 발이 잘 안모여서…. 아무튼 전반적으로 진짜 만족스러운 스핀 연습이었다!!!!


집에 오는 길에는 벚꽃이 벌써 만개해서 눈호강하면서 왔다.
오늘도 재밌게 피겨 연습 끝!